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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형걸 건축 칼럼 - 버려진 고가 하부 공간의 의미 있는 변신

Written by 국형걸 건축사 | 2022년 05월 20일

고가도로와 철도 고가 등의 하부 공간은 무단점유나 방치, 일시적인 활용으로 도시경관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위생 방범 등 안전 문제도 일으키고, 거대 인프라스트럭처로 인해 주변 지역을 단절시키는 문제를 야기해 왔습니다.

 

마이다스캐드가 들려주는 M칼럼!!

국형걸 건축사가 들려주는 건축 이야기

 

 

    필진. 건축사 국형걸

    2017년도 젊은 건축가상 수상

    서울시 공공 건축가

    HGA 건축 디자인 연구소 운영

    이화여대 건축학 전공 부교수

목차

 

01. INTRO

02. 주변 지역을 분리하고 단절시켜온 이문고가 하부

03. 주변을 연계해 준 주민 플랫폼, 지붕마당(Roof Square)

04. 다양한 주민활동 공간을 제공해주는 문화 플랫폼, 지붕마당(Roof Square)

05. 어둡고 음침한 소외의 공간, 응봉고가 하부

06. 밝고 역동적으로 흐르는 주민 쉼터, 응봉 테라스 (Eungbong Terrace)

 

01. INTRO

 

서울시는 지난 50년간 급격한 고밀화와 도시팽창에 따른 도시기반 시설(고가, 철도, 지하공간 등)을 건설해왔습니다. 고가 차도는 과거 부족했던 도로와 교통 체계가 정비됨에 따라 노후화 정도, 주변 경관 등을 고려하여 2000년대부터 순차적으로 철거 또는 정비되어 오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시에서 조사한 215개 고가하부 공간들 중 약 10%는 주차장, 공원, 사무실, 체육시설 등으로 활용되고 있으나, 90%에 달하는 대부분의 고가 하부 공간은 방치되어 잠재적 가용지로 남아 있습니다.


한편, 고가도로와 철도 고가 등의 하부 공간은 무단점유나 방치, 일시적인 활용으로 도시경관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위생 방범 등 안전 문제도 일으키고, 거대 인프라스트럭처로 인해 주변 지역을 단절시키는 문제를 야기해 왔습니다.

 

서울시에서는 지난 수년간 이러한 도시의 유휴공간의 하나로써 고가도로 하부 공간을 발굴하고 이를 활용하여 도심 내 부족한 사회기반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02. 주변 지역을 분리하고 단절시켜온 이문고가 하부

 

<고가하부를 사이에 두고 단절된 지역의 모습>

 

동대문구 이문동에 위치한 이문고가 하부는 도시의 인프라가 만들어낸 도시 컨텍스트의 단절을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이문 3동은 이문 고가를 경계로 서측의 오래된 주거지와 동측의 아파트 단지로 나누어집니다. 특히, 이문 고가 하부는 지상구간인 지하철 1호선 신이문역과 맞물리면서 도시 컨텍스트의 모든 소통과 연결이 단절되어 버린 지역입니다.


이로 인해 가로의 연결은 끊기고, 거대한 장벽을 경계로 도시의 경관은 극단적인 대비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고가 하부 공간은 유휴공간으로 남아 거대하고 삭막한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주차장이었습니다.

 

프로젝트는 이러한 버려진 이문고가 하부 공간에 도시의 맥락을 연결해주면서 주민들의 쉼터이자 공공의 편의 및 문화공간을 만들어주고자 시작되었습니다.


사이트를 면밀히 관찰하고 조사한 결과, 삭막한 유휴지인 이문 고가 하부는 주차장이기도 하나, 낮에는 동네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좌판을 깔고 모임을 갖고 쉬는 공간이자 몇몇 플리마켓도 열리는 공간이었고, 밤이 되면 주변의 음식점들이 공간을 점유하여 활용하는 다목적 도시 공간이었습니다.

 

새로운 제안은 주민들의 이러한 자연스러운 공간 활용을 담고 더 많고 더 다양한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 만들고자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