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건축은 시대 이념의 변화에 맞춰 적극적으로 진화해왔습니다. 때로는 건축 구조의 혁신을 이끌어왔으며 때로는 이상적 관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놓기도 하였죠.
하지만 최근의 종교 건축은 하나의 양식으로 정의 하기보다는 각 지역적 특성과 이념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구축되는 특징이 있는데요. 이제는 건축 기술이 구현한 다양한 공간성이 교리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오늘은 마이다스캐드가 다양한 양식을 통해 지어진 대표적인 종교 건축물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01. 스페인 - 산타모니카 교구 교회
< 스페인 - 산타모니카 교구 교회 >
성스러운 실체를 느끼기 어려운 장소에서 빛을 만남으로써 성스러움이라는 주제에 적합한, 명료하고 절대적인 건물의 유일성을 보여주면서 외관은 폭발 직후의 한 순간을 동결시킨 것을 묘사한 건축물입니다.
▶ 폭발 직후의 한 순간을 동결
<산타모니카 교구 교회 입면>
<완공 전 모습>
<폭발 직후 한 순간을 동결 시킨 것을 묘사한 모습>
*출처: https://www.archdaily.com
이 건물 디자인은 하나의 건물 속에 교회 및 교구 사무실, 성직자의 주거 등 필요한 모든 기능들이 통합되어 있게 되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표였다고 하는데요.
주변의 도시환경 속에서 뚜렷한 하나의 이정표이자 건물 내부에서 형성된 영적인 분위기가 외부로 표출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반드시 인근의 사회적, 도시적 매개체로서 지속적으로 건물 자체를 분명하게 드러내 보이도록 하고자 했다 합니다.
서측 도로를 따라 조성된 대지 모양에 맞추어 건물 형태는 좁고 기다란 곡선으로 처리되어 있는데 이건 폭발 직후의 한 순간을 동결시킨 것을 묘사한 것으로 조형적인 형태의 북측 돌기들은 빛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서로 밀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하늘을 향해 뻗은 손의 형태와 매우 유사하게 보여집니다.
▶ 성스러움이라는 주제를 재해석
<산타모니카 교구 교회 예배당 내부>
<빛이 들어오는 모습 초기 설계안>
<측면에서 바라본 예배당 내부>
<내부 곳곳에 수직의 길다란 창이 나있다>
*출처: https://www.archdaily.com
밖으로 터져 나가는 듯한 채광창의 파편 부분들은 성스러운 실체를 느끼기 어려운 장소에서 빛을 만남으로써 성스러움이라는 주제에 적합한, 명료하고 절대적인 건물의 유일성을 보여주는데요.
오랜 역사의 제단 디자인에 대한 재해석을 통하여 성스러움의 정점인 빛과 물질, 하늘과 땅을 결합시키는 방식을 찾아낸 것으로 천창에 만들어진 구멍을 통해 빛은 물질에게 부여되는 특별한 선물이 되며, 이 두 요소가 만나는 순간 물질은 완전히 사라지게 됩니다.
이러한 빛의 상자는 백색의 내부 인테리어인 본당으로 들어가면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하얀색의 벽체에는 수직의 기다란 창이 빛의 크랙으로 생긴 틈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방문객들은 흑과 백이 분명하게 분리된 건물 내부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02. 멕시코 - 과달루페 성모 마리아 대성당
<멕시코 - 과달루페 성모 마리아 대성당>
멕시코의 유명 건축가 페드로 바스케스의 작품으로 1974년에 착공하여 976년 원형 접시 같은 모양의 성당이 기울어져 가는 옛 성당 옆에 완공되었으며 어가는 7개의 앞 문은 새 예루살렘의 일곱 문을 뜻하고 있습니다.
▶ 원형접시 모양의 성당
<완공할 당시 사진>
*출처: https://www.archdaily.com
<좌측: 새 성당, 우측: 옛 성당>
*출처: https://www.expreso.com
언덕 위에 나타난 성모, 이 성모를 멕시코에서는 "과달루페 성모"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성모의 명에 따라 1431년부터 짓기 시작한 성당은 약 180년이 걸려 1709년에 완공 되었고 이후 과달루페 성모의 모습이 새겨진 기적의 성화가 거려진채로 지금까지 많은 참배객이 찾는 가톨릭의 중요한 성지 중 하나인데요!
하지만 성당이 점점 기울어져 신도들의 안전이 위협받자 옛 성당 왼쪽에 새로운 성당을 건립했고 멕시코의 유명 건축가 페드로 바스케스의 작품으로 1974년에 착공하여 1976년 원형 접시 같은 모양의 성당이 완공되었습니다.
▶ 새 예루살렘의 일곱 문
<예루살렘의 일곱 문을 뜻하는 문>
<성당 내부 모습>
<성모 마리아의 초상화>
*출처: https://www.archdaily.com
새 성당은 지름이 백 미터에 달해 1만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지만 상부 예배당도 열면 즉시 이 숫자가 5배 늘어난다고 합니다. 거대한 홀의 중앙에는 멕시코의 가장 큰 신사가 설치되어 있으며 7개의 앞문이 있는데 예수 그리스도가 말하고 있는 새 예루살렘의 일곱 문을 뜻하고 있습니다.
또한 바닥이 원형으로 구성되어 방문객들은 교회 안의 사방에서 존경받는 성모 마리아 초상화를 어디서든 볼 수 있고, 꼭대기 층에는 9개의 예배실이, 1층 아래 교회 지하실에는 10개의 예배실이 있어 매년 천 팔백만 명에서 2천만 명의 사람들이 과달루페 성모 대성당에 방문합니다.
03. 멕시코 - 메트로폴리탄 대성당
<멕시코 - 메트로폴리탄 대성당>
240년의 건설 기간이 걸려 1813년에 완공 된 성당으로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바로크Baroque, 고딕Gothic, 르네상스 Renaissance, 신고전주의Neo-classic식에 이르는 다양한 건축 양식이 녹아들어 가 있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건물입니다.
▶ 240년의 건설기간
<1940년대 성당 모습>
*출처: https://en.wikipedia.org/
<현재 메트로폴리탄 외관>
<용서의 제단>
*출처: https://kr.trip.com/
<카카오의 그리스도 Senor de Cacao>
*출처: https://en.wikipedia.org/
멕시코시티 시내의 플라자 데 라 콘 스티 투 시온 (소칼로) 북쪽에 있는 템플로 시장 근처의 전 아즈텍 성지에 있는 이 성당은 스페인 건축가 Claudio de Arciniega가 스페인의 고딕 건축 성당에서 영감을 받아 건축 계획을 세웠으며 240년의 건설 기간이 걸려 1813년에 완공되었다고 하는데요.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바로크Baroque, 고딕Gothic, 르네상스Renaissance, 신고전주의Neo-classic식에 이르는 다양한 건축 양식이 녹아들어 가 있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건물입니다.
14개의 예배당과 5개의 중장 제단이 마주 보고 길게 늘어서 있으며 금색으로 장식된 내부는 천장이 높고 화려하고 아치형의 기둥 곳곳에 섬세해 아름다운 조각상이 많은데 성당 중 제일 유명한 곳은 황금색 예배당으로 용서의 제단이라고 불리며 성당 가운데 있는 가장 큰 제단인 '왕의 제단Altar del los Reyes', 아스텍 문명의 사원을 파괴한 것을 속죄하는 뜻으로 세운 '속죄의 제단 Altar de Perdon', 카카오 콩을 바치던 예수상인 '카카오의 그리스도Senor de Cacao' 등이 있습니다.
▶ 역사를 가로지르는 오르간
<모더니즘 스타일로 지어진 제단>
<합창단이 성가를 부르는 공간>
<멕시코 오르간>
<스페인 오르간>
*출처: https://en.wikipedia.org/
성당 안으로 들어가면 건물의 골격과 추력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갈비뼈 모양의 궁륭 모습으로 건물 내부의 두꺼운 벽이 사라지고 건물에 빛을 받아들이는 부분이 넓어져 있는데요. 채광 층을 화려한 스테인드 글라스를 채워줘 사람들에게 물질 세계를 초월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내부에는 역사를 가로지르는 오르간이 십여 개 가지고 있는데 가장 오래된 것은 1655년에 만들어진 디에고 데 세발도스 오르간으로 지금은 스페인의 호세 나사레가 멕시코에서 만들어 1736년까지 완성한 두 개의 오르간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04. 뉴질랜드 – 종이 성당
<뉴질랜드 – 종이 성당>
2011년 대지진이 일어나 크라이스트처의 대성당이 무너져 신도들이 종교 모임을 할 곳이 없어지자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받은 일본 건축가 반 시게루가 얇고 약한 종이로 따듯한 마음을 녹여내 만든 성당으로 약 50년은 버틸 수 있다는 있는 건축물입니다.
▶ 종이로 표현한 건축물
<대지진으로 무너진 대성당 모습>
<몸체가 낮은 삼각 모양의 외관>
<지붕아래 스테인글라스로 장식되어 있는 모습>
*출처: https://www.archdaily.com
2014년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받은 일본 건축가 반 시게루가 건축한 종이 성당. 이 성당은 얇고 약한 종이로 따듯한 마음을 건축물에 녹여냈는데요. 2011년 대지진이 일어나 크라이스트처의 대성당이 무너져 신도들이 종교 모임을 할 곳이 없어지자 반 시게루가 무상으로 건축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뾰족한 삼각형 지붕이 높게 올라간 대신 몸체는 매우 낮으며 멀리서 보면 높이 솟은 삼각 모양 덕에 성당이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지만 성당의 앞면 지붕 아래를 보면 성당을 상징하는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약 50년은 버틸 수 있다는 있다는 이 종이 성당은 이제 크라이스트처지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 직선과 세모로 이루어진 내부
<종이 성당 내부 모습>
<직선과 세모로 이루어져 있는 모습>
<빛이 만들어주는 빗살 무늬>
<원통형 튜브로 이루어져 있는 천장>
*출처: https://www.archdaily.com
성당 내부의 건물 소재는 모두 불연성 종이 튜브로 전체적인 형태는 직선과 세모로 이루어져 있고 종이 튜브 형태가 만들어내는 원통형 곡선 때문에 조화가 이루어지는 모습입니다.
멀리서 보면 거대한 건물을 지은 듯한 느낌이지만 성당의 제단, 건물의 벽, 십자가, 신도들이 앉는 의자까지 모두 원통형의 튜브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는 모습인데요. 원통형 튜브 사이에는 은은한 햇볕이 들어오며 신도들이 기도드릴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하였으며 천장을 올려다보면 빛이 만들어주는 빗살 무늬가 펼쳐져 있습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양식을 통해 지어진 대표적인 종교 건축물을 알아보았습니다. 폭발 직후의 한 순간을 동결시킨 것을 묘사한 스페인 산타모니카 교구 교회부터 얇고 약한 종이로 따듯한 마음을 녹여낸 뉴질랜드의 종이 성당까지 각 지역적 특성과 이념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구축되어 있는 건축물들이었는데요! 종교 건축이 위대한 건축물로 여겨지는 이유는, 지어질 당시의 역사와 시대상을 오롯이 담고 있는 것은 물론 예술사적이나 건축학적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 종교 건축물을 통해 나라와 도시, 국민들이 갖고 있던 특별한 감성과 신념을 엿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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