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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한국건축문화대상 수상자 선상희 건축사의 '솔빛숲 유치원 - 최초의 공립 숲 유치원'

건축 스토리

2021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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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축사협회가 주최하는 한국건축문화대상은 매년 지어지는 건축물 중 우수한 건축물을 찾아 시상하는 동시에 변화한 건축 트렌드를 반영하는 새로운 건축물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의미도 갖습니다. 신진건축사부문 수상작을 통해 우리는 현 시기 건축의 흐름을 파악하고 미래 건축 흐름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신진건축사부문 수상 건축사들의 작품을 통해 그들이 이야기하고 한 것은 무엇이었으며, 자신이 생각하는 건축이란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요!?


 

솔빛숲 유치원 정면투시도

솔빛숲 유치원 정면투시도 © SUP건축사사무소

 

솔빛숲 유치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날이 더워도, 날이 추워도 산을 찾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다들 도시로 몰려들어 아이들이 뛰어다닐 곳이 마땅치 않은 시대지만 이 아이들에겐 다른 나라 세상입니다. “유치원에 간다”는 말은 보통 유치원 건물에 간다는 이야기만을 뜻하지만 이곳 아이들에겐 “자연으로 간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자연과 아이들 사이 든든하게 세워진 매개 공간.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공공 단설 숲유치원이자, 2021 한국건축문화대상 신진건축사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솔빛숲유치원(건축사 선상희, SUP건축사사무소) 이야기입니다. 

유치원은 괴화산에 인접한 4-1생활권 반곡동 183번지 일원 대지에 자리 잡았습니다. 부지면적은 4806여 제곱미터이며 주변 기반시설로 문화공원과 유아숲체험원(약 1만2,300제곱미터)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1층 복도에서 본 흙놀이터

1층 복도에서 본 흙놀이터 © SUP건축사사무소

 

각박한 도시 속에서 아이들을 위한 최소 공간만을 확보하는 게 보통 유치원의 목표라면 솔빛숲유치원 설계는 기존의 교육 기능과 함께 공공건축물로서 도시와 숲을 연결하는 역할까지 감당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습니다.

선상희 건축사는 자연의 모습에 순응하는 형태의 설계로 이 과제를 훌륭히 해결했습니다. 솔빛숲유치원은 단설유치원으로는 제법 커다란 9개 학급규모여서 원아 활동공간을 최대한 확보해야 했습니다. 교실을 최대한 지면에 접하게 배치하게 되면서 건물의 폭이 길어지게 됐는데, 설계자는 위요된 구릉지 형태인 대지형상에 맞게 교실동의 형태를 구부려 길어진 건축물이 산세에 안긴 곡선형태로 자연스럽게 자연과 어우러지게 했습니다.

 

 

유치원 내부모습

유치원 내부 모습 © SUP건축사사무소

 

또한 건축물이 자연과 도시 사이에 장벽이 되지 않도록 매스를 적절히 분절하였으며, 분절된 사이공간에 나무를 심어 건축물이 괴화산숲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게 했습니다.

선상희 건축사는 “도시경관에서 숲이 인간에 의해 끊겨진 생경한 느낌을 감쇄시키고자 건축물 매스높이를 절토법면 높이와 일치시키도록 계획하여 건축물이 법면 높이만큼만 가리도록 계획했다”며 “건축물 지붕선 위로 온전한 형상의 괴화산 숲이 보이도록 하여 도시경관을 고려하고, 교실 창문에 보이는 법면에는 꽃씨를 뿌려 계절별로 달리 꽃이 필수 있도록 의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교실 하나하나가 숲속 쉼터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한 배려도 눈길을 끕니다. 교실마다 커다란 유리창을 바닥면까지 설치해 아이들이 한 공간에 사계절의 변화를 눈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한옥처마를 차용하여 길게 내어진 지붕 끝에서 떨어지는 낙숫물이 자갈 위에 떨어지도록 하였고 산과 가까이 위치한 창문을 열면 산새소리가 들려오게 했습니다. 부지 내 경사지를 언덕놀이터로 활용하였으며, 태양광 패널을 건축물 곡면 형태와 일치되도록 디자인하여 건축물과 숲의 미관을 해치지 않도록 배려했습니다. 


산으로 향하는 아이들과 솔빛숲 유치원의 배면

산으로 향하는 아이들과 솔빛숲 유치원의 배면 © SUP건축사사무소

 

개원 3년 차를 맞은 솔빛숲유치원은 설계자의 바람대로 원아들은 물론 이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에게도 매일매일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곳은 교육부가 지난 11월 말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설계지침’에도 첨단 에너지 기술, 친환경 자재 등을 활용한 ‘그린학교’의 대표적 사례로 소개되었습니다.

솔빛숲유치원 한정희 혁신부장 교사는 “각 교실에서 복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숲으로 향할 수 있고, 교실마다 커다란 창이 있어 우리 아이들에게는 교실이 자연이고 자연이 교실”이라면서 “매주 교사들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데 자연 속에서 행복해 하는 아이들을 보며 우리도 너무 행복하다는 이야기가 항상 나옵니다. 너무 아름답게 건축물을 설계해 주신 건축사(설계자)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설계자 선상희 건축사와의 일문일답입니다.


선상희 건축사의 일문일답

 

 

선상희 건축사

선상희 건축사(SUP 건축사사무소)

 

▶ 수상작 ‘솔빛숲유치원’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십시오.

 

솔빛숲유치원은 공립유치원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건립된 숲유치원입니다. 기존의 유치원이 실내수업 위주의 교육이었다면, 숲유치원은 대부분의 시간을 숲속에서 보내며, 숲놀이와 체험을 통해 자연 속에서 스스로 깨우치게 하는 생태교육기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설계를 시작하면서 가진 건축적 지향점이 있다면?

 

저희가 추구하는 지향점은 “사람에게 좋은집” 입니다. 이는 결국 인간의 본질에 대한 탐구로 이어집니다. 이런 생각을 주로하게 된 동기는, 사람이라는 실존에 대해 치열한 연구가 이뤄졌던 우리의 옛 사상들과 전통건축이 갖고 있는 통찰의 깊이를 현대건축에 접목시키고 싶었던 대학생 시절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도 이를 위해 전통건축이 보여주는 심상적 공간연출에 대한 현대적 재해석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동시에 작가 계몽주의에 빠지지 않으려고도 노력합니다. 건축주의 실용적 행복을 응원하려는 마음이 사무소 개업초심 중 하나였고, 현재도 잊지 않으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지구환경을 위해 저에너지 건축물로 설계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지향점을 이번 작품에 잘 반영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처음 짓는 숲유치원이라 발주 교육청에서는 의지는 충만했지만, 각론에 있어서는 거의 건축사의 의지와 역량만 믿는 상황이었습니다. 덕분에 전국의 많은 숲유치원 전문가들을 인터뷰하러 다니고 견학을 다니면서 많이 배우고 깨우쳤습니다.

준공 후 3년이 지났는데요. 솔빛숲유치원에서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고 계신 선생님들을 만나 뵈면 너무 행복해하시고 제가 의도한 것을 다 알아내시는 정도가 아니라 제가 미처 깨닫지 못한 의미까지 찾아내셔서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매번 배움의 연속입니다.

▶ 사무소 이름 SUP의 끝도 궁금합니다. 영문 그대로 읽으면 ‘숲’이 되는데 그것을 의도하신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SPACE(공간), UTILITY(실용), PASSIVE HOUSE(에너지 절감)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었습니다. 먼저 건축물이 품고 있는 공간(SPACE)의 감동과 아름다움을 담고 싶다는 생각에 ‘S’를 가장 앞에 뒀습니다. 주변 대지상황에 가장 어울리는 배치를 고민하려 애쓰며 저희가 설계한 공간이 찾는 이들의 마음 속 깊이 울림을 주는 곳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실용(UTILITY)도 놓치고 싶지 않은 가치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바쁘게 하루하루를 채워갑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 건축사들이 실용성을 도외시한 채 건축물의 이상적 모습 구현에만 집착하는 것은 단지 자기만족 추구에 지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시대의 우리 건축물은 실용성을 추구하고 일상생활에 편리한 건축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에너지절감(PASSIVE HOUSE)은 2025년 제로에너지빌딩 의무화에 맞춰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하면서도 에너지는 적게 드는 건축물을 짓고자 하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 근래 들어 관심을 두고 있거나 설게에 적용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최근에는 장수명 건축물에 관심이 많습니다. 가령 콘크리트의 수명은 100년이지만 배관의 수명은 40년을 넘기기 힘들어 사용자가 극심한 불편을 겪게 됩니다. 지구환경을 위해 유지관리와 리모델링이 쉬운 건축물 설계에 대한 건축사의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출처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http://www.anc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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