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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인 건축 칼럼 - 건축가의 눈으로 영화를 보다 – 다운사이징(Downsizing, 2017)

M칼럼

2023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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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운사이징(Downsizing, 2017)’는 단순히 작아진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개인의 몸의 크기가 변하고 이로 인해 달라진 휴먼 스케일이 만드는 코메디 에피소드는 이미 마블의 앤트맨(Ant-man) 시리즈, 더 앞서서는 ‘애들이 줄었어요(Honey, I shrunk the kids)’와 그의 속편에서 충분히 경험한 바 있습니다. 신체에 변화가 온 개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집단의 사회적 실험을 통한 풍자를 보여주는 점에서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Gulliver’s Travels)’에 더욱 가깝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이다스캐드가 들려주는 M칼럼!!

'심쿵건축' 황남인 건축가의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건축이야기

황남인 건축사

 

    필진. 건축사 황남인

    한국 건축사

    원주시 공공 건축가

    유튜브 '심쿵건축' 채널 운영

    내러티브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대표

목차

 

01.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다운사이징

02. 생존을 위한 환경 조성

 

영화 다운사이징

영화 다운사이징(2017)

 

 

01.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다운사이징

 

이 영화는 평범한 미국인의 삶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할리우드 영화에서 보던 중산층 미국인의 삶은 사실 그들 중 상류에 가깝습니다. 한 채에 몇 십 억 하는 집을 사지 못하고 재택 근무를 기회로 삼아 도심에서 차로 2, 3시간 거리로 이사하고, 어릴 적 살던 집에서 그대로 사는 모습들이 바로 미국이 직면한 현실인 것입니다. 작아진 후에도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삶에서 이것은 스케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변화와 선택에 대한 이야기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운사이징(Downsizing, 2017)’ 공식 포스터

그림 1 영화 ‘다운사이징(Downsizing, 2017)’ 공식 포스터 © Paramount Pictures

 

 

영화의 배경인 소인들의 도시인 ‘레저랜드’가 존재하는 방식은 장소를 만들기 위한 땅을 사용하는 방식에 대한 미국인의 전형적인 인식을 보여줍니다. 12.9 센티미터로 작아진 사람들을 위해 사막 한 가운데 별도의 도시를 조성한 것은 과거 미국이 황무지에 자신의 도시를 하나씩 만들어낸 방식에 가깝습니다.

 

차량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여정보다 지점이 중요시되고 차를 세우기 위해 아주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사막 한가운데 세워진 유흥 도시 라스베이거스나 주변의 소음과 주차에서 자유롭기 위해 역시 산 한가운데 분지에서 이루어지는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 등을 살펴보면 다른 이들과 함께 중심에 모여 있는 것 보다 방해받지 않으며 서로 간의 공간을 유지하고자 하는 그들의 공간 사용에 대한 사고 방식을 보여줍니다. 


만약 같은 주제로 한국이나 일본, 홍콩에서 영화를 제작했다면 이 작아진 사람들과 한 공간 내에서 어떻게 삶을 공유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으로 다루어졌을 것입니다. 작아진 몸을 이점으로 건물과 건물 사이의 빈 공간 등의 도시의 유휴공간을 사용하여 그들을 위한 공동주택을 만들거나, 집 안에서도 서로 몸의 크기가 다른 가족이 공존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메인 테마가 되었을 것이지요.

 

미국적인 도시 인식 방식, 그리고 기존 사회에서의 경제적 욕망과 현실의 괴리로 인해 소인이 된 그들의 이유를 생각하였을 때 현실에 대해 ‘눈 가리고 아웅’ 할 수 있도록 완전히 분리된 별도의 도시를 만들어 정착하는 것이 영화의 설정상 더 옳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구와 별도의 독립적인 생태계를 조성한 실험인 ‘Biosphere 2’ 내부 열대우림(Tropical Rainforest)의 모습.

그림 2 지구와 별도의 독립적인 생태계를 조성한 실험인 ‘Biosphere 2’ 내부 열대우림(Tropical Rainforest)의 모습.

자연과 인간이 함께 자급자족하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실험은 2년 만에 결국 실패로 끝났다.

© 2023 The Arizona Board of Regents on behalf of The University of Arizona.

 

 

02. 생존을 위한 환경 조성

 

별도로 조성된 격리된 도시는 마치 ‘Biosphere 2’의 실험을 연상케 합니다. 통제된 환경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은 아무리 완벽하게 선별되었다고 하여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정성으로 인해 결국 기존 사회의 문제를 계속 이어가게 됩니다. 유토피아를 꿈꾸며 진입한 사회에서도 그들이 떠나온 현실이 동일하게 반복됩니다.

 

작은 스케일에도 흠 하나 없이 보이는 건물 내부의 인테리어는 본래 크기로 만들어져 축소할 시 경제적 이득이 전혀 없으므로 결국 작아진 누군가의 손을 빌려 그 곳에서 만들어 져야만 하지요. 작아진 부피만큼 생활비용은 줄어들고 이에 상대적으로 재산은 늘어난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집니다. 이에 대해 작아진 몸만큼 적은 비용을 받으며 노동력을 제공하여 사회 기반을 지원할 인구가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성북동의 고급 주택가(지도 상단)와 인접한 달동네(지도 하단)의 모습.

그림 3 성북동의 고급 주택가(지도 상단)와 인접한 달동네(지도 하단)의 모습.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근데 이전의 사회에는 부유층이 살던 동네 바로 옆에 도보 이동이 가능한 범위에 그들이 부리는 자들의 부락이 존재했다.

© 네이버 지도

 

전통적으로 도시가 형성될 때, 특히나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근대 이전의 사회에서 부유층이 살던 동네 바로 옆으로는 걸어서 이동이 가능한 범위에 이질적이게도 그들이 부리는 자들이 모여 사는 부락이 존재했습니다. 이들에게 대중교통이라는 선택지가 주어지며 이들의 개별 사회는 각자 덩어리가 커지며 서로 간의 거리가 멀어지고, 한 동네 안에서의 계층 혼화는 더욱 약해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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